세상을 이끌어나가는 리더에게 필요한 중요한 덕목 중 하나는, 시대에 뒤처지지 않고자 노력하는 성실함이라고 생각한다.
지난 4월, 유권자로서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흥미를 느끼기 어려웠던 이유도, 주요 후보들(안, 박, 우, 오) 모두가 이 시대와는 싱크로가 잘 안 맞고 차라리 10년 전이 어울렸을 사람들이었기 때문이다.
아니나 다를까. 당선까지 된 오세훈 시장의 시계 역시 멈춰있었다. 2021년이 우리에게 어떤 노이로제를 가져다 주었던가. 상반기는 LH 직원의 3기 신도시 투기 사태로 모든게 휩쓸렸고, 하반기는 대장동으로 이슈가 빨려 들어간다.
‘부동산’과 ‘주택공급’은 민간시장에서 이익을 노리고 ‘장사’할 수 있는 회사만 해야 한다니! 집을 돈벌이 수단으로 여기고 대자본들이 참여했던 결과를 이제는 초등학생도 알 것이다. 산재 명목으로 50억원을 쾌척할 수 있는 로또 수준의 이익이었고 10년 전 오세훈 시장 재임 시절 벌어진 용산의 비극이었지, 주거권 보호가 아니었다.
공기업 주도의 독점적이고 경직적인 개발로 발생한 사태도 뻔히 알고 있다. 굳이 3기 신도시까지 갈 필요도 없다. 정치인의 물량 공약 목표만 맞춘답시고 집을 지으니 오세훈 시장이 표현한 ‘골목 끝으로 내몰린’ 임대주택은, 공사의 주택이 대부분이고 이들의 공실률은 사회주택(0.5%)의 10배에 이른다. 쓰레기가 쌓인 공공임대주택이나 낮은 만족도는 재차 강조하기도 민망하다.
전세계적으로 공공과 민간이 협업해서 비영리 모델을 개발하는 이유는 명확하다. 한국이라고 다를 것 없다. 시장의 실패나 정부의 실패는 적어도 부동산 영역에서 끊이지 않고 반복되고 있다. 주거 문제가 가장 심각하다는 서울에서 새로운 시대에 맞게 대안을 찾을 고민을 해야지, 아직도 ‘시장꺼는 시장이 공공꺼는 공공이’ 하겠다는 발상이 자신감 있게 발화되고 있다니. 그저 놀라우면서도, 이런 정치인에게는 무플이 답인가 고민되기도 한다.
사회주택을 저격했으니 마지막으로 사회주택 관련 몇 가지의 사실관계만 적어두겠다.
위치 매력도가 떨어지기에는 공실률은 1% 이하이고, 조악하다기에는 건축상 수상 경력도 다수이며, 관리 부실이기에는 만족도가 80점을 상회하며, 예산 낭비 라기에는 민간개발처럼 수천억원을 챙기지 않고 부동산 상승분을 모두 공공에게 귀속시켰다.
한 가지만 더, 유튜브에 저격했던 시기가 벌써 두 달 전이다. 문제가 있다면 차라리 시정조치라도 빠르게 하자. 행정일은 하지 않고 SNS에 계속 저격글만 올리는 것은, 시장의 역할이 아니다. 재야 시절로 돌아가실 것도 아니라면야 제발 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