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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떤 대통령 후보의 '120시간' - alookso

⏰ K-노동의 랜드마크, 120시간 “스타트업 청년들을 만났더니, 주52시간 제도 시행에 예외 조항을 둬서 근로자가 조건을 합의하거나 선택할 수 있게 해달라고 토로하더라. 게임 하나 개발하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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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시간이 계속 등장하는 이유는 120시간 노동이 사람이 버틸 수 있는 극한 노동의 마지노선이기 때문이다. 18세기 영국과 1970년대 한국에서도 120시간에 도달하기 직전에 비극이 벌어졌다. 방송업계 종사자들도 80시간, 90시간을 촬영을 버티다 120시간 스케줄에서는 죽음의 공포를 느꼈다며 결국 도움의 손길을 요청했다. 게임 및 IT 업계의 ‘크런치 모드’에서는 이미 과로사의 문제가 만연했다. 일부 스타트업 대표들이 120시간을 외치는 이유도 간단하다. 120시간을 넘기면 모두가 공멸한다는 사실을 경험했기 때문에, 일을 시킬 수 있는 한계 내에서 최장 시간을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

 

"노동의 모습이 세상의 변화에 따라 빠르게 바뀌고 있다. K-노동은 120시간이라는 신개념을 탄생시킨 역사가 있다. 나라의 리더가 노동에 대한 고민이 부재하면, 앞으로 얼마나 더 혹독한 일터가 나타날지 상상조차 하기 힘들다. 이번 대선에 큰 기대가 없는 나로서는 후보의 가족에게 심각한 문제가 있더라도, 기차에서 신발 신고 발을 올리더라도 충격을 받지 않았다. 하지만 120시간 발언만큼은 극한의 공포심이 든 치명적인 사건이었다. 그리고 결정했다. 적어도 일터의 사람들을 존중하지 않는 후보에게만큼은 표를 보내지 않을 것이다."

Posted by 아구몬한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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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www.khan.co.kr/opinion/column/article/202111220300085

 

[NGO 발언대]말해지지 않는 청년을 위한 정치

어머니의 기일이 허락되지 않은 청년이 있다. 회사는 파견의 형태만 교묘하게 바꿔가며 3년 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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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의 기일이 허락되지 않은 청년이 있다. 회사는 파견의 형태만 교묘하게 바꿔가며 3년 반 동안 비정규직으로 일을 시켰다. 야근이 반복돼도 회사에 보탬이 되고자 불만 없이 일을 해냈고 정규직으로 전환될 수 있을까 밤잠을 쪼개며 관련 자격증도 땄다. 계약직 한 명이 하루 빠진다고 당장 회사가 문을 닫을 리도 없었다. 그럼에도 회사는 책임감과 정규직 전환을 운운하며 어머니 기일에 휴가를 허락하지 않았다. ‘억울하면 시험 봐서 정규직으로 입사하지 그랬냐’는 비아냥도 들었다. 정치가 호명하지 않은 청년들의 일상을 담은 책 <허락되지 않은 내일>에 소개되는 이야기다. 그리고 사실 우리 사회엔 정치가 관심을 두지 않는 수많은 청년이 있다.

대선을 앞두고 온 사회가 청년을 찾는다. 그 청년은 일부에 지나지 않는 듯하다. 부모님의 지원을 받으며 대기업 혹은 공기업을 준비할 수 있는, 영끌을 해서 수도권에 집을 살 만한 자산이 있는 어떤 청년들 말이다. 정치권은 일부의 청년들에게 공정으로 환심을 산다. 시험의 룰을 공정하게 하고, 주식과 코인 투자를 할 자유를 주고, 청약에 유리하게 제도를 바꿔주겠다고 한다. 애초에 ‘공정한 게임’에 참여할 수 없는 이들에 대한 고민은 어디에도 없다.

주어진 조건에서 성실하게 살았지만 공채 시험을 준비할 여력이 없었으며, 엄마 기일조차 챙길 수 없던 청년은 삭제되었다. 유복한 가정에서 자라 명문대를 졸업하고 대기업을 다니고 있는 20대 후반의 청춘과 쿠팡의 창고에서 택배 상하차를 하는 청춘이 같을 수는 없다. 어릴 적부터 부모님의 지원으로 통장에 청약자금 수천만원이 쌓인 청년과 이제 막 사회초년생이 되어 10만원을 넣기 위해 아등바등 노력하는 청년 사이에는 제도의 공정함으로 해결하지 못할 장벽이 있다. 출발선이 다른 청년들을 공정한 게임규칙에만 몰두하게 만드는 것은, 정치가 청년들에게 가하는 심각한 기만이다.


정치는 청년들의 내일을 함께 그리는 역할을 포기했다. 유력 대선 후보들은 이대남, 이대녀 등 ‘표값’이 될 만하다면, 청년을 갈라치기하는 일도 서슴지 않는다. 지금의 청년은 부모보다 가난해지는 최초의 세대이며, 청년 안에서도 지역·노동·성별·자산·소득의 격차는 점점 더 심화되고 있다. 청년들이 처한 상황을 입체적으로 이해하고, 제도의 공백을 메울 섬세함이 필요하다.


세대 내의 불평등을 줄이자는 청년 담론에 집중하고 정책을 고민해야 한다. 경쟁을 부추기고 일상의 불안을 가중하는 사회가 아니라 안전망을 제공하고 더 많은 계층에게 기회를 보장하는 따뜻한 공동체가 필요하다. 특히 격차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말해지지 않은 청년에게 권한을 주고 이들을 주인공으로 드러내자. 내일의 일상이 기쁘게 허락될 수 있도록, 우리 삶의 이야기를 선거철의 낙엽으로 이렇게는 끝내지 말자.

Posted by 아구몬한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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