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상상력
중고등학교 친구들의 경우 평소에는 정치 혹은 사회문제에 관심이 없다가도 흥미로운 주제를 던지면 약간씩 반응을 보이곤 한다. 대표적인 것이 전월세를 2년 넘게 계약하는 법이 나올 수도 있다는 주제였다. 누구도 상상해본적이 없던 것이다. 우리가 태어난 이후에는 주택임대차계약은 항상 2년이었으니깐. 그리고 2년보다 늘어난다면 정말 정치가 삶을 바꿔줄 수 있겠다는 생각도 하는 듯해 보였다.
2. 보증금
한국은 전세제도를 비롯해서 주택임대차의 보증금 수준이 매우 높은 나라 중 하나이다. 갭투자나 깡통전세 등 많은 부작용을 낳는 원인이기도 하다. 한편에서는 민달팽이주택협동조합 같은 사회적기업도 높은 보증금 덕분에 사업을 확장할 수 있다. 어쨌든 한국의 보증금 제도가 특이하지만 쉽게 바뀌기도 어려울 것이다. 어쩌면! 임대차5법이 잘만 통과 된다면, 사회적기업에게는 계속 장점이 되고 사회적 차원에서의 단점도 최소화 되지 않을까 생각해보았다.
3. 평범한 달팽이집
달팽이집의 장점 중 하나는 세입자의 퇴거하지 않을 권리이다. 임대차5법이 개정되면 달팽이집이 내세울 수 있는 장점 하나가 사라진다. 행복한 아쉬움이랄까. 덧붙이자면 ("내가 해봐서 아는데!") 투기 목적 없이 진짜 임대업으로 돈 벌 생각이었으면 임대차기간이 2년이든 4년이든 6년이든 큰 차이가 없다는 점은 확실하다. 달팽이집도 평범해지는 날이 오면 좋겠다.
4. 프리랜서
출퇴근 시간이 자유롭고 직장 문화도 좋고 업무의 성취감도 좋은 직업은 대부분 프리랜서직군에 속한다. 누군가는 청년들이 그런 노동환경을 선호하면서도 굳이 공무원이나 대기업 같은 반대의 조건으로 찾아가는지 의아해하더라. 진심으로 의아해 한다. 그분들은 임금과 고용안정성에 대한 전제의 차이를 정말 생각하지 못하는 것일까? 집 사고 싶어하는 청년들이 많은 것은 분명하다. 그게 진짜 자가 소유 자체가 목적이 아니란 것을 몰라서일까? 아니면 알면서도 모르는 척 하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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